태고종에 남긴 큰스님의 유지와 문도들의 역할
남파당 정수 대종사가 생전에 제자들과 찍은 기념사진.
불교의 생명은 전법포교에 있다. 전법을 하려면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 법맥이 상속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회상을 잘 만들어 놓으셨다. 이제 문도들은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어서 회상을 잘 운영해 가야할 책임이 있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태고종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 승정원장이란 종단의 정신적 지주로 계시면서 승가의 법통과 정통성을 몸소 보이면서 종도들에게 모범을 보여 왔고, 제자들에게는 빈도(貧道)로서 공도(空道)의 정법을 선양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남파 큰스님은 내장사에서 득도 수계한 이래, 70여성상을 삭발염의로 일관하셨고, 내외전을 두루 겸전한 종장이셨다. 날이 갈수록 승가는 질서가 무너지고 상하를 몰라보는 풍토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불가의 전통 예법과 대중생활에 대한 원칙을 제대로 고수해온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불교라는 공동체가 면면히 계승 발전되는 것이다. 한국불교가 조선조의 억불로 5백년간 피폐해 져서 구한말에는 도성출입도 못할 정도로 위상이 말이 아니었다. 국운이 기울어져서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지만, 불교로 말하자면 한편으로는 불교가 다시 소생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도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해방과 더불어 불교계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게다가 불교정화(법난)운동에 불교계는 혼란과 분쟁으로 일관하게 되고 그 후유증은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고종은 한국불교의 전통 종단에서 별립한 종단이 되었고, 부득이 분종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이유로 이런 결과가 왔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한국불교의 지난 70여년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교단의 혼란과 다툼에 의한 내분으로 불교를 발전시키기는커녕,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시켰다는 질타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뿐만이 아니라, 한국 불교 주류 운영자들의 잘못된 시각으로 인하여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엉뚱한 자들을 한국불교의 영웅인 것처럼 추켜세우고 드러내야할 분들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불공평한 평가절하를 저지르고 말았다. 태고종의 많은 큰 스님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쉬운 점이다. 종단이나 문도회에서는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큰스님들에 대해서 재조명을 하는 작업이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은 누구보다도 이런 점에 관심을 갖고 종단의 역사와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를 하려고 발원을 하고 있다. 종단이 안정되면 이런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리라고 보며, 가장 먼저 위상과 권위를 회복시켜드려야 할 분은 남파당 정수 대종사님이라고 본다. 남파문도회 진일스님은 “큰스님께서 이렇게 홀연히 원적에 드시고 나니, 정말 제자들은 어지 할 바를 모르겠고, 정신이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100일재를 지낸 다음, 서서히 큰스님의 행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문도와 종도들의 사표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글: 원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