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법맥 계승한 고승-문도회 활동 기대 
남파당 정수 대종사 속가 동생이면서 문중이기도 한
향산 스님과 법상좌 진원 스님이 법구를 다비장으로 운구하면서 애도하고 있다. 한국불교는 1천 7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반도에 불교가 수용된 이래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삼국시대와 통일 신라를 거쳐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국교로서 큰 역할을 했고, 불교사상은 한국사상사에 밑거름이 되어 왔다. 비록 조선시대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한번 뿌리가 깊이 박힌 불교는 면면히 우리 민족과 국민의 종교사상으로 건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다르다. 갈수록 불교는 교세의 약화와 승단의 활동부진으로 사회와 대중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외면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조선 말기에 오면 도성출입까지도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고 8천(賤)의 하나로 신분이 추락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불교가 한반도에 진출하면서 도성출입이 가능하도록 왕실에 조언하여 승니(僧尼)들의 도성(서울)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은 참으로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를 당대의 한국불교의 위상과 처지였다. 물론 이후 일본식 불교가 한국불교에 영향을 가해서 결국 한국불교 승단은 대처불교라는 엄청난 승단의 변화를 가져왔었다. 이런 승단의 풍토 속에서도 한국불교 승가를 지켜온 것은 그래도 출가사문의 본분과 승단이라는 대중 공동체를 지키고 운영했던 선지식 스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해방을 맞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국불교는 크나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고 비구-대처라는 정화운동에 직면하게 된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해방직후에 불문에 인연을 맺고, 동란을 겪으면서 정화운동을 몸소 겪어야 했고, 결국에는 태고종이 창종되면서 태고종의 중진승려로서 종단의 요직을 거치고 원적 전에는 승정원장이라는 장로들의 대표적인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고 지난 2월 4일 입적하신 것이다. 처음 입산 사찰이 내장사이다. 내장사는 수말사로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찰이다. 또한 내장사는 학명대선사 같은 도인이 주석했던 사찰이다. 또한 남파당 정수대종사의 은사인 매곡선사가 법맥을 계승한 사찰이다. 게다가 조선불교 교정(종정)인 석전 박한영스님이 말년에 주석하다가 1948년에 원적에 들기도 한 유명한 사찰이다. 남파스님은 내장사에 입산해서 중이 된 다음, 3년간 내장사에서 수계득도와 사미과정을 마치고 남원 귀정사로 옮겼다.
귀정사 보광전.
귀정사의 사적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귀정사는 금산사의 말사이다. 515년(백제 무령왕 15) 현호(玄悟)가 창건하였고, 창건 당시의 명칭은 만행사(萬行寺)라고 하였다. 훗날 어느 왕이 이곳에 들렀다가 궁에 돌아가는 것도 잊은 채 3일을 보낸 뒤에야 돌아갔다고 해서 절 이름을 귀정사(歸政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1592년 임진왜란과 1598년 정유재란을 겪고 난 뒤 약 70년간을 폐사로 남아 있다가 1664년(현종 5) 대강백 월담(月潭) 설제(雪霽)가 중건하고, 1804년(순조 4) 현일(玄一)이 대웅전과 시왕전·산신각·칠성각·선당·회승당 등 많은 전각을 지어 옛 모습을 갖추었다. 1942년 배정순이 대웅전을 중수하였으나 1950년 6.25전쟁 때 불에 탔다. 1968년 정동(瀞東)이 중건하였으며, 이후 불사를 계속하여 오늘에 이른다. 여기에서 1968년 정동이 중건하였다는 것은 남파스님을 의미한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의 49재가 봉행되고 있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은 참례하여 추모사를 봉정했다. 이제 남파스님께서 귀정사에서 공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남파스님은 내장사에서 득도 수계하고 사미과정을 마치면서 한국전쟁을 겪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고향 근처의 귀정사로 몸을 피했다. 또한 당시 내장사는 조선불교 교정(종정)을 지냈던 석전 박한영 스님이 1948년에 원적에 든 다음, 강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이런 사찰 형편을 감안하여 은사 매곡선사는 정수(남파)스님을 귀정사로 가서 한학 공부를 하도록 배려했다. 당시 남원은 유학(儒學)이 아직 탄탄한 분위기였고, 유생이나 한학자가 많았다. 그래서 귀정사에서는 서당을 열고 유불선 3교의 경학을 학습하도록 했던 것이다. 정수스님은 이곳 귀정사에서 3년간 유가 7서를 학습했고, 3년 후에는 전통 있는 순창 구암사 강원으로 옮겼고, 이곳에서 불교 내전을 요해(了解)했다. 정수(남파)스님은 귀정사에서 유가 7서를 학습하면서 이미 한문 문리가 났고, 유불선 3교의 경서는 읽으면 그대로 뜻이 통했던 것이다. 하지만 매곡선사는 내전을 배워야 한다면서 순창 구암사 강원으로 옮기도록 한 것이다. 남파스님은 14년 후에는 귀정사 주지를 맡아서 귀정사 중건에 전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글: 원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