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무산 스님의 3주기 추모다례재와 부도 제막식이 23일 설악산 신흥사에서 열렸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2018년 봄날 이런 임종게(臨終偈)를 남기고 훌쩍 입적한 설악 무산(霧山) 스님의 3주기 추모 다례재(茶禮齋)와 부도(浮屠·사리탑) 제막식이 23일 낮 설악산 신흥사에서 열렸다. 등단한 시조 시인으로 필명 ‘오현 스님’으로 잘 알려진 무산 스님은 1977년 신흥사 주지를 맡은 이래 회주(會主)와 조실(祖室)을 지내며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낙산사를 수행과 문화가 숨 쉬는 도량으로 가꿨다. 스님은 백담사와 신흥사에 선원(禪院)을 개설하고 직접 무문관(無門關) 수행을 하는 등 수행 바람을 일으켰으며 만해 한용운 선생을 선양하는 사업에도 앞장서 만해축전과 만해대상을 제정했다.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 3주기를 맞아 23일 신흥사에서 부도(사리탑)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이 부도이고 오른쪽은 스님의 공적을 새긴 비석. /김한수 기자
이날 추모 다례재와 부도 제막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보선 스님, 충주 석종사 조실 혜국 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 포교원장 범해 스님 등 승려와 신도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근배·오세영·신달자 시인 등 무산 스님과 생전에 교유했던 문화 예술인들과 주호영 의원,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다례재에선 인제군 용대리 주민들도 스님 영전에 차(茶)를 올렸다. 성우 스님은 추모사에서 “설악산은 5년 전, 3년 전에도 설악산이었고, 오늘도 설악산이며 3년, 5년, 10년 뒤에도 설악산일 것”이라며 “스님이 떠나신 지 3년이 지나도 여전히 ‘조실’로 모시며 신흥사가 화합 발전하는 것은 신흥사 회주 우송 스님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스님의 부도와 탑비는 신흥사 대웅전 오른편 부도전에 세워졌다. 스님의 부도 옆으로는 절 집안의 할아버지인 고암 스님과 아버지인 성준 스님의 부도가 나란히 서 있다. 비문은 무산 스님의 도반이었던 정휴 스님이 지었다. 정휴 스님은 비문에서 ‘한번 할(喝)을 하니 대천세계(大千世界)가 무너지고/ 한번 발길질에 비로(毘盧)의 바다가 뒤집혔다/ 손끝으로 우주를 자유롭게 부리고/ 입으로 백억화신(百億化身)을 토해내니/ 이것이 무산(霧山)의 시선일여(詩禪一如)의 선풍(禪風)이로다’라고 무산 스님을 기렸다. /신흥사(속초)=김한수 종교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