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승려권위 정립한 고승 내장사 학명대선사-매곡선사 법맥 계승 금강산 유점사와도 인연 
남파당 정수 대종사 진영
태고종 초대승정을 역임한 남파당 정수 대종사가 지난 2020년 2월 7일 오전 10시 20분 주석 처인 혜봉사에서 문도들이 임종을 지켜본 가운데 법랍 71세 세수 91세로 원적에 드셨다. 대화상의 영결식은 2월 7일 태고종승정원장(葬)으로 종단 원로 대덕 문도 신도 등이 참례한 가운데 여법하게 봉행됐다. 대화상께서는 1929년 6월 8일 전북 남원군 보절면 금차리에서 서산(瑞山) 유(柳)씨 양호公을 부로 모는 부안김씨의 장남으로 출생했으며, 속명은 정동(瀞東)이다. 남원농고를 졸업하고 1949년 내장사에서 매곡선사(梅谷禪師)에게 축발 득도하여 불문에 인연을 맺었다. 그때 화상의 나이는 20세였고, 이후 남원 귀정사(歸政寺)에서 유가칠서(儒家七書:大學 中庸 論語 孟子 詩經 書經 周易)를 수료했다. 유가칠서로 한학의 기초를 다진 화상께서는 1954년 순창 구암사 강원에서 내전(內典:大敎)을 수학하고 안거를 성만했다. 남파 화상께서 내장사에는 1949년도에 입산하였기로 당대의 대선지식인 석전 박한영 큰스님이 한 해 전에 원적에 든 다음이었다. 석전 대종사는 전주 위봉사에서 금산대영(錦山大營) 대종사에게 출가 득도했다. 남파 화상은 내장사에서 매곡 대선사에게 득도했는데, 매곡화상은 본래 금강 유점사에서 보련장로(寶蓮長老)에게 축발 득도했다. 매곡선사는 금정산 범어사에서 구족계를 수하고 다시 금강산 유점사로 귀환하여 유점사 강원에서 내전을 연관(硏觀)하고 27세 무렵 남쪽으로 선지식을 참방하다가 내장사에 이르러서 학명선백(鶴鳴禪伯)에게 건당 입실하였던 것이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내장사의 학명선사의 법맥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남파당 정수 대화상이 1948년 입산했던 내장산 내장사 일주문.
내장사 연혁을 보면, 내장사는 636년(무왕 37) 영은조사(靈隱祖師)가 창건하여 영은사(靈隱寺)라 하였으며, 이때의 가람규모는 50여 동이었다고 한다. 1098년(숙종 3) 행안(幸安)이 전각과 당우를 새로 건립하고 중창하였다. 1468년(세조 14) 정혜루를 건립하였다. 1539년(중종 34) 내장산의 승도탁란사건(僧徒濁亂事件)이 일어나자, 중종은 내장사와 영은사가 도둑의 소굴이라 하여 절을 소각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장사와 영은사는 독립된 2개의 사찰이었다. 1557년(명종 12) 희묵(希默)이 영은사의 자리에 법당과 요사채를 건립하고 절 이름을 내장사로 고쳤으나, 정유재란 때 전소되었다. 1639년(인조 17) 영관(靈觀)이 법당 등을 중수하고 불상을 개금(改金)하였으며, 1779년(정조 3) 영운(映雲)이 대웅전과 시왕전(十王殿)을 중수하고 요사채를 개축하였다. 1923년 학명(鶴鳴)이 절을 벽련암(碧蓮庵)의 위치로 옮겨 짓고 벽련사라 하였으며, 옛 절터에는 영은암을 두었다. 1938년 매곡(梅谷)이 현재의 자리로 옮겨 대웅전을 중수하고 명부전과 요사채를 신축하였다. 1951년 1월 12일 불탄 뒤 중건을 보지 못하다가, 1957년 요사인 해운당을 건립하였고, 1958년 대웅전을 건립하였다. 1960∼1962년과 1974∼1977년에 중건하였고, 1992년 요사인 향적원(香積院)과 종각을 건립하였으며, 1997년 해운당을 중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극락전·관음전·명부전·선원(禪院)·정혜루(定慧樓)·사천왕문(四天王門)·일주문(一柱門)·요사채·종각 등이 있다. 문화재로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49호인 내장사 동종과 부도 등이 있다. 이 중 내장사 동종은 장흥 보림사(寶林寺)에 있던 것을 1890년(고종 27)에 영담(映曇)이 옮겨 온 것으로, 윤광형(尹光衡)과 조한보(趙漢寶)가 시주하여 1768년에 주조하였다는 명문이 있다. 높이 80㎝, 구경 50㎝의 중종이며, 용머리의 정교한 문양과 맑은 음향으로 조선시대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43년에 무기 제작을 위해 강제 징발되었다가 다시 찾았다고 한다. 부속 암자로는 벽련암·원적암(圓寂庵)·불출암(佛出庵)·정재암(淨齋庵)·영은암(靈隱庵)·월조암(月照庵)·삼청암(三淸庵)·금선암(金仙庵)·은선암(隱仙庵)·천진암(天眞庵)·남산암(南山庵)·용굴암(龍窟庵)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원적암과 영은암만이 남아 있다. 절 주위에는 빼어난 경치의 명승지가 많으며, 내장산 안에 있는 산성은 임진왜란 때 희묵이 제자 희천(希天)에게 쌓게 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바가 바로 학명 선사와 매곡선사이다. 학명선사가 1923년 벽련암의 위치로 옮겼고, 1938년 매곡선사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 대웅전을 중수했다고 사적비는 말해주고 있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학명-매곡-남파 법맥 계보를 있고 있는 것이다.
남파당의 법구(法柩)가 문도들에 의해 다비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승정원장 남파당 정수 대종사 영결식에서
문도대표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진일스님.
3월 22일 혜봉사에서 남파당 정수 대종사의 49재가
봉행됐다. 남파당 정수 대종사는 말년에는 헤봉사에서 주석했으며, 문하에 많은 입실 제자를 두었다. 학혜(學慧)가 깊고 회상(會上)을 크게 덜치던 남파당 대종사는 법랍 71세 세수 91세로 구경열반에 들었다. 하지만 대화상의 법맥은 세세생생 계승될 것이다. 입실제자 진일스님은 “법사스님께서 원적에 드셨지만, 후학문도에게 남긴 유지를 받들어서 법사스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사문의 본분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으며, 앞으로 남파문도회는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고 그 유지가 헛되지 않도록 문도들이 단합하여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글: 원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