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의 그림자는 긴 법이지요. 입적 후에도 오현 스님의 정신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흥사는 2019년 속초·고성에 큰 산불이 나자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포기하고 비용 2억여원으로 이재민 돕기에 나섰고, 올해도 장학금 1억 8000만원을 지역 학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서울 성북구 흥천사 역시 불사에 앞서 지역민을 먼저 챙기며 이젠 서울 도심 사찰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꺼리던 객승들까지 챙기던 오현 스님이 떠난 지 어언 3년이 지났습니다. 오는 5월 23일엔 신흥사에서 3주기 추모다례재가 열립니다. 스님의 사리탑도 세워질 예정입니다. 생전에 본인의 시비(詩碑)를 세운다는 소식을 들으면 스님은 항상 “씰데없는(쓸데없는) 짓”이라고 하곤 했습니다. 아마 이번에 본인의 사리탑이 봉안된다는 소식엔 “내 몸에서 사리가 나왔다고?”라며 빙그레 웃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극락왕생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