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날의 재악산 풍경
진불암은 요즘 너무 춥다. 도반이 찾아와서 잠시 산의 이곳저곳을 쏴 다녔다. 산은 추워 보이지만 벌써 절기상으로는 봄의 기운이 감돈다. 음력으로 자월(子月)이 시작되면 양의 기운이 솟아오른다. 화두공안만 들다가 밖으로 나와서 찬 공기를 쐬면 그 맛이란 참으로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모른다. 왜, 화두공안을 들고 씨름하는가, 그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행복이란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다. 마음이 평정해야 몸이 균형을 잡는다. 마음이 불편하면 몸도 불편해진다. 가진 것이 많고 명예를 누리고 권력을 쥐고 있다 해도 마음이 편치 않으면 만사가 불안하고 만족을 모르게 된다. 없어도 마음이 편하고 안정되어 있으면 매사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며 만족 해 진다. 부처님은 다 가지고 있었지만 한 가지가 항상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마음속의 허전함과 부족함이었다. 인간고(人間苦)였다. 자신만의 인간고가 아닌 인류 모두의 고통이었다. 그것을 해결해주고자 고오타마 싯다르타는 과감하게 성문을 넘었다. 스스로 긴 머리를 자르고 내면의ㅐ 깊은 심연으로 향했다. 무아의 경지에서 고통의 원인과 씨름했다. 비상비비상처란 최고의 경지까지 이르렀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고통이 완전히 소멸되는 경지가 아니었다. 그는 결심했다. 백척간두 진일보를 하겠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6년 고행이 시작된 것이다. 드디어 어느 날 아침 근심을 해결한 것이다. 무상정등정각을 성취한 것이다.  얼었던 폭포의 물줄기가 힘차게 내린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순환은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 돌고 도는 것이 자연이다. 인생사도 마찬가지다. 돌고 도는 것이 인생사요 세상의 이치다. 지금은 춥지만 머지않아 또 따뜻한 봄기운이 도는 봄이 오고 무더운 여름이 오게 되어 있다. 화두공안이 익어서 터지는 날, 마음에 엉킨 의문도 일시에 해소될 것이다. 봄눈이 녹듯 마음의 얼음도 녹을 것이다. 진불암 감원 원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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