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115) 남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불교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꾸 불교 역사나 유적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분명 달마대사가 태어난 곳은 타밀나두의 칸치푸람이지만, 정작 이곳에서는 달마대사가 누구였던가? 할 정도이다. 동아시아 불교권에 알려진 달마대사는 너무나 유명한 고승이 되어 있고, 동아시아 선불교의 주역으로서 초조(初祖)가 되어 있다.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특히 한국불교에서 달마대사를 빼고는 불교 즉 선불교의 담론이 성립되지 않는다. ▲ 남인도 카르나타카주 마이소르의 비라쿠페에 위치한 티베트 닝마파 남드롤링 사원. 이곳에는 약 1만 명의 라마 승들이 공부하고 있다. © CRS NEWS |
남인도는 한때 불교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발전했다. 남인도 불교는 인도불교를 주도할 때가 있었다. 또 남인도에서 많은 고승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보디 다르마를 비롯해서 보디세나, 부다닷따, 담마팔라,디그나가, 바즈라보디 같은 유명한 거장들이 태어나고 활동했다. 보디 다르마는 이미 소개한 바와 같고, 보디 세나(704~760)는 일본과 중국을 여행하고 중국 불교의 화엄종을 일본에 전파했다. 일본에 화엄종을 창시한 것으로 유명한 인도의 불교 학자이자 승려였다. ▲ 보디세나가 머물렀던 일본 나라의 도다이지 사원(東大寺). © CRS NEWS |
보디세나는 서기 704년경 마두라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문수보살로부터 신비로운 영감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의 화신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으로 갔다. 그러나 오대산에 도착했을 때, 화신이 일본에 있다고 들었다. 중국에 있는 동안 보디세나는 일본 대사를 만났다. 대사는 독실한 불교도였던 쇼무 천황(701∼756년)을 대신하여 보디세나를 일본으로 초대했다. 그는 또한 중국에 파견된 10번째 일본 대사인 다지히노 마비토 히로나리를 알게 되었다. 그는 또한 일본 승려 리쿄를 만났다. ▲ 칼미키아 공화국에 세워진 디그나가 동상. © CRS NEWS |
그의 체류는 《쇼쿠니혼기(続日本紀)》라는 공식 역사 기록에 기록되어 있으며, 그곳에서 그는 보다이센나(Bodai-Senna)로 언급되어 있다. 붓다다따(Buddhadatta) 장로(Thera)는 남인도 촐라 왕국의 우라가푸라 마을 출신으로 5세기 테라바다 불교 학승이면서 작가였다. 그는 붓다망갈라가마 사원에서 많은 작품을 썼으며 그의 후원자는 칼람바 왕조로 3세기에서 6세기 타밀 지역을 통치했다. 붓다다따는 리서치를 위해서 상좌부의 센터였던 스리랑카 아누라다뿌라의 대사(Mahāvihāra,大寺)에 머물기도 했다. 인도로 귀환하는 여정에서 《위수디막가(淸淨道論》의 저자인 붓다고사 고승을 만나기도 했다. 상좌부 역사상 ‘다르마빨라’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몇 분 있는데, 여기선 한분 한분 소개하는 것을 약하겠다. ▲ 14세기 일본 가마쿠라시대 바즈라보디(금강지) 그림. © CRS NEWS |
타밀 출신의 고승인 디그나가(Dignāga,480년~ 540년경)는 인도불교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였다. 그는 인도 논리학과 원자론의 불교 창시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그나가의 업적은 인도에서 연역 논리학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최초의 불교 논리학 및 인식론 체계를 만들었다. 디그나가는 칸치푸람의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났다. 처음엔 푸드갈라학파였으나, 나중에는 바수반두(Vasubandhu 世親)의 제자가 되었다. 다음은 바즈라보디(Vajrabodhi, 671∼741金剛智)에 대해서 소개해 보자. 그는 날란다에서 공부하고 나중에는 중국 당나라에 가서 인도의 밀교사상을 전파했다. 그는 진언 불교의 전통에서는 8조(祖)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스리비자야 제국의 영토에 바즈라야나(금강승) 불교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후 이 제국은 인도네시아 밀교로 알려진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 바즈라보디는 남인도의 타밀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는 날란다 대학에서 불교 논리학자 불교인식론의 대가인 다르마키르티(Dharmakīrti, 법칭 600~670)의 지도를 받으며 한동안 공부했다. 바즈라보디는 바즈라야나(Vajrayāna 금강승)의 가르침을 공부했고 정식으로 요가에 입문했다. 혜초(704∼787) 법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였다. 그는 중세인도 여행기를 담은 《왕오천축국전》으로 유명하다. 혜초는 당나라에서 유명한 인도 승려 바즈라보디로부터 밀교를 공부했다. 바즈라보디는 혜초를 "불교 경전의 다섯 가지 부분을 잘 수행한 여섯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다. 헤초 법사는 중국에 있는 인도 스승 바즈라보디(금강지)의 권유에 따라 723년에 인도로 떠나 부처님의 땅의 언어와 문화를 익혔다. ▲ 타밀나두주 마드라스 고등법원에서 힌두교 사원에 모셔진 불상을 불교들에게 반환해주라고 판결한 불상으로 힌두교 신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 CRS NEWS |
남인도의 타밀 불교는 이처럼 신라불교와도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남인도 타밀 지역에는 불교가 다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힌두 사원에 모셔진 불상에 대하여 타밀나두의 고등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힌두교도들은 이 불상을 힌두의 한 신상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지역의 한 불교 단체에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여러 가지 고고학적 증거 등을 제시하여 불상임을 주장하였는데, 마드라스 고등법원에서 이 불상을 불교도들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 
